오늘도 봄날처럼

 

 

 

 

 

MBC <실화 탐사대> 눈이 멀어가는 감염병 확산?

어제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는 감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였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눈에 극심한 통증이 있거나, 벌레가 꿈틀거리며 기어 다니는 것처럼 보이고 눈앞이 뿌옇게 보여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날마다 코로나 19 확진자 수에 관심을 두고 있을 때 한쪽에서는 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새로운 감염병이 확산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원인은 곰팡이균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해 9~11월 사이에 많이 발생했는데 그들에게는 백내장 수술을 하거나 안과 관련 치료를 받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역학 조사 결과 백내장 수술에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한 회사의 주사제가 곰팡이균에 오염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요즘은 노화로 잘 보이지 않는 부모님을 위해서 자식들이 효도선물로 수술을 시켜드린다고 하지요. 잘 보기 위해서 한 수술로 인해 실명까지 하게 될 줄 그 누가 알겠습니까?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살아가면서 이런 일이 참 많습니다. 세상에는 내가 조심하고 내가 잘 못 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조심하고 살펴봐도 나의 영역을 벗어나 엉뚱한데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어쩌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번처럼 말이죠. 이럴 때 우리는 자책합니다.

 

"만약 내가 그 결정을 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내가 그 병원을 가지 않았더라면"

"만약 내가 권하지 않았더라면"

끝없는 '만약에'만을 되풀이하며 후회속에서 고통받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잘못이 아닙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때 OO 하지 않았더라면 병에 걸리지 않았을까? 

그때 그 치료를 받지 않았더라면 이만큼 장애가 생기지 않았을까?

그때 그 치료를 계속 했더라면 다 나았을까?

통증이 밀려올 때마다 과거를 되돌려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후회 속에 밀어 넣었습니다

병으로 인해 몸까지 망가졌는데 스스로 정신까지 피폐하게 만들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제는 압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꼭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남들은 다들 잘 가는 길에서  돌부리에 걸려 쓰러질 수 있다는 것과

그대로 끝인 것 같아도 또 아침에 눈에 뜨면  살아내야 하는 하루가 계속 이어진다는 사실을.

 

이제는 덜 후회하고 , 대신 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감사하게 여기려고 노력합니다.

어쨌든 나는 아직 살아 있으니까요.

살아 있기에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으리라고 희망을 품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