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봄날처럼

 

류마티스관절염 견뎌내는 방법

 

 

벌써 발병 30여 년

어느 날 '갑자기'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을 정도로 류마티스관절염이 시작되었을 때,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채기도 전에 통증을 견뎌내느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뒤돌아 보니 나의 관절은 변형되어 있었고 아무리 떼버리려고 해도 류마티스관절염은 한 몸이 되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네 저는 지금까지 병을 이겨내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견뎌내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 막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은 분이 이 글을 읽고 실망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는 치료시기도 놓치고 치료 방법도 헤매느라 아직까지 견디고 있지만 저처럼 엉뚱한 길로 가느라 병을 더 악화시키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도 "강직성 류머티즘 관절염"

  어린 시절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잠에서 깨어났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 방으로 엉금엉금 기어서 찾아가 일어나지 못하겠다고 말했지만 부모님은 장난 좀 그만 치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나 베르나르는 정말로 등이 아팠습니다.

엑스레이를 찍어도 아무 이상이 나오지 않았던 베르나르의 등 통증은 당시의 의학 지식으로는 풀기 힘든 수수께끼였습니다. 어떤 전문가도 베르나르가 왜 갑자기 일어나지 못하는지 도무지 알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한 의사는 학교에 가기 싫어 꾀병을 부린다는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얼마 후 베르나르에게 내려진 진단은 '강직성 류머티즘 관절염"

면역 이상으로 발병하는 이 병은 환자들의 뼈가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고통을 겪게 합니다. 어쩌면 평생  앉아있거나 누워서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고통스러운 병입니다. 당시에는 치료법이 없다고 했기에 베르나르는 자세교정 요법, 주사치료, 오일 요법, 침술 등 수없이 많은 희한한 치료를 받았습니다. 담당의사가 아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새로운 방법을 테스트하겠다고 해도 베르나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이 않았습니다.

 

그러나 베르나르는 스스로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냈습니다. 그 치료법은 바로 글쓰기였습니다

 

 

 

 통증을 잊게 만든, 글쓰기 테라피

  "불행한 처지라는 생각이 들 때는 등이 계속 아팠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분이 우울할 때는 짧은 이야기를 썼죠. 그러면 훨씬 나아졌습니다. 그래서 글쓰기 치료법을 생각한 것입니다. 혼자서 심심 할 때는 종이와 연필을 꺼내어 무작정 글을 쓰고 작은 삽화를 그렸습니다. 저는 이것을 글쓰기 테라피라고 부릅니다."

 

"짧은 이야기를 쓸 때는 마치 꿈을 꾸는 기분입니다.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오는 것 같죠. 더 이상 육체 안에 갇혀 있는 죄수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쓸 때는 저의 영혼이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닙니다. 실제로 치료효과가 있죠. 글을 쓰지 않았다면 우울하고 불만이 가득한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겁니다."

 

 

 

 

 나만의 치료법이 있어야 한다

  

 

저도 이렇게 제 병이 오래갈 줄 몰랐습니다. 그동안 통증의 약해지고 때로는 다 나았다고 생각을 해도 또 어느 순간 찾아와 고통스럽게 만드는 게 이 병이었습니다. 어느 때는 통증이 약해지기도 하고 다 나았다고 착각하기도 하지만 또다시 통증이 시작되어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보내온 세월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병을 이겨낸다고 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류마티스 관절염을 이겨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견뎌내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그 길을 걸어오는 동안 글쓰기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어주었습니다. 우울하고 슬플 때 저는 컴퓨터를 켜서 워드프로그램에 마음껏 자판을 두드리며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렇게 쌓여 있는 감정들을 쏟아내고 나면 마음이 개운해져서 다시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그 자리에 들어왔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뿐만 아니라 다른 병으로 고통받는 분들에게도 잠시라도 고통을 잊게 하는 나만의 치료법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글쓰기가 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노래가 되기도 하겠지요. 아직 없으시다면 치유의 글쓰기를 추천합니다. 분명 효과가 있을 겁니다. 이제는 약을 먹지 않는 지금의 저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