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 후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을 때는 분 단위로 시간을 잴 정도로 그렇게 시간이 안 가더니, 벌서 1년이 지나갔네요. 수술 당시의 경험과 수술 비용에 대해서 쓴 블로그 글이 있습니다. 그 글을 읽은 분이라면 그 뒤 고관절이 어떤 상태인지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현재 상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수술 후 나타난 증상들
왼쪽 고관절에 인공관절 수술을 했는데 약 3~4개월 정도(?) 엉덩이의 감각이 낯설었습니다. 아무래도 수술을 하기 위해서 고관절 부위를 절개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했겠지요? 그 과정에서 피부와 관절이 분리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때문인지 한동안 엉덩이의 피부와 속살이 서로 겉도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별로 신경 안 쓰고 지내다 보니 어느 날부터 없어져 있더라고요. 발등의 붓기 역시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게 맞더라고요. 그냥 자연스럽게 없어집니다.
고관절 수술 자국
수술 10일 후 실밥을 풀었을 때 찍었던 수술 자국과 1년 뒤 지금 수술 자국 사진입니다.
정확하게 길이를 재어본 것은 아니지만 손으로 만져봐도 한참 내려오는 걸 보니 20cm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워낙 큰 관절 부위니 이 정도 긴 것은 어쩔 수가 없겠지요. 살이 많은 부위라서 그런지 흉터도 참 크게 생겼습니다. 그나마 눈에 보이지 않으니 그냥 잊고 삽니다.
몸이든 마음이든 한 번 상처가 생기면 이렇게 흉터가 남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나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에 자꾸 아쉬워하고 미련 가지면 불행만 할 뿐이라 저는 그냥 이런 상처를 받아들입니다. 그래야 오늘을 웃으며 살 수 있으니까요.
현재 고관절 상태
가장 궁금하시겠지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가끔은 수술받았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원래 내 고관절 같습니다. 관절이 굽었다 퍼졌다 할 때, 예전의 제 관절과 느낌이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똑같습니다.
정말 통증도 전혀 없습니다. 고관절이 아픈 분이라면 아시잖아요? 조금만 걸어도 관절 안에서 날카롭게 뭔가 찌르는 느낌이 걷기 힘들고, 더 심해지면 엉덩이를 살짝 움직이기만 해도 아픈 통증이 있잖아요? 이 지긋지긋한 통증에서 벗어난 것만 해도 살 것 같습니다. 앉아 있어도 걸어도 서 있어도 통증이 전혀 없습니다.
아, 딱 하나만 다른 점은 수술한 왼쪽으로 돌아누워서 너무 오래 자면 5% 정도(?) 낯선 느낌이 있습니다. 제가 표현력이 부족해서^^ 너무 엉덩이 살이 없기 때문에 눌려져서 나타는 증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똑바로 눕거나 오른쪽으로 누워서 자야 하는데, 왼쪽으로 누워야 편안하게 자는 습관 때문에 잘 고쳐지지가 않네요.
바닥에 앉을 수 있을까요?
저는 류마티스관절염을 오래 앉아서 고관절뿐만 아니라 무릎까지도 다 수술했습니다. 게다가 발목까지도 관절 변형이 조금 있습니다. 그래서 수술 전부터도 바닥에 앉지를 못했기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앉지 못합니다. 그러니 고관절 수술 후에도 바닥에 앉을 수 있냐고 질문하신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결론
제 결론은 '수술하기 정말 잘했다'입니다. 저 역시도 하기 전에 참 많이 우울했고 고민했고 속상했지만 어차피 좋아지지 않고 더 나빠지기만 할 뿐이니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술을 결심하기까지가 더 힘든 것 같아요. 일단 수술을 받으면 그때부터는 오직 버텨야 하기 때문에 딴생각을 못합니다. 정말 꼼짝도 못 하고 다리를 벌린 채 침대 위에서 보내는 1주일은 두 번 하고 싶지 않을 만큼 힘든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 고비만 넘기면 그때부터는 모든 것이 좋아집니다. 다시 희망이 보이는 것 같고 다시 조금씩 웃고, 그러다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와서 예전과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면 이 어려움을 다 이겨낸 스스로에게도 감사하답니다. 또
아무튼 저는 그렇습니다. 지금은 수술 결과에 만족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고관절 통증으로 고생하는 분들도 수술을 하든 안 하든, 저처럼 더 아프지 말고 잘 지내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