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 매장을 방문한 김에 목발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니 꼬질꼬질 때가 끼었더라고요. 구입할 때 붙어 있던 스티커를 뜯으려고 하다가 잘 뜯기지 않았던 자국도 남아 있고, 온몸의 체중을 지탱하다 보니 삐그덕거리는 소리도 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다른 물품을 구입하려고 들렸다가 산 것이기 때문에 포장을 뜯지 않은 채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목발 높이 조절하는 것과 손잡이 높이 조절이 뭐 그리 어려울까, 라고 만만하게 본 것이지요. 결국 의료기 매장을 다시 방문해야 했습니다.
저처럼 또 방문하지 않도록 미리 구입시 살펴봐야 할 사항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매장에서 목발 손잡이 높이 맞추기
목발 높이 조절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새제품일 때는 뻑뻑하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높이의 홈에 맞추기 쉽습니다. 의외로 간단하게 여겼던 손잡이 위치 조절하는 게 힘듭니다. 나사를 풀어도 손잡이봉이 빠지지가 않더라고요. 아무리 힘을 줘도 빠지지 않아서 결국 번거롭게 의료기 매장에 다시 가지고 갔습니다.
안전을 위해서이기 때문인지,손잡이 봉이 잘 안빠진다고 합니다. 망치로 내리쳐야 한다고. 의료기 사장님의 도움으로 손잡이 위치를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손잡이는 모두 5개의 구멍이 있는데 왜 이렇게 아래쪽에 만들어뒀을까요? 침팬지도 아니고, 5번째 위치에 손잡이를 달 사람이 있을까요?
목발마다 규격이 다른지, 예전 사용하던 목발과 손잡이 위치가 조금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4번째 5번째 이렇게 순서로 맞추지 마시고 꼭 목발을 짚어보면서 나의 팔 위치를 재보세요.
목발 패킹 찰고무로 교체하기
목발 사용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미끄럼 방지입니다. 온몸을 목발에 지탱하다가 미끄러지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면과 마찰력을 높여줄 수 있는 패킹의 재질이 중요합니다.
목발 구입시 끼워져 있는 패킹도 쓸만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찰고무로 바꿔서 짚어보면 압니다.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찰고무는 쿠션감도 있고 목발을 비스듬하게 짚어도 바닥에 찰싹 달라붙는 쫀득함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기존 패킹을 빼는 것도 어렵습니다. 의료기 사장님은 힘으로 빼기보다는 비틀어서 요령으로 빼더라고요. 자칫 요청없이 따라하다가는 힘만 들고 못 뺍니다.
교체비용은 6,000원입니다. 목발 사용 기간이 얼마가 됐든지, 안전을 위해서 꼭 찰고무로 교체해서 사용하세요.
목발 겨드랑이 쿠션 교체하기
목발을 짚는 올바른 방법은 겨드랑이와 목발 사이에 주먹 하나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즉 목발을 겨드랑이에 끼고 걷는다기 보다는 손목의 힘으로 짚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겨드랑이 쪽 신경이 눌러져서 팔 저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처럼 손목에도 장애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겨드랑 사이에 목발을 낄 수 밖에 없는데요, 이게 조금 걷다 보면 너무 아픕니다. 겨울철에는 그나마 두꺼운 옷을 입으면 낫지만, 그렇지 않으면 통증뿐 아니라 여름철에는 피부가 쓰라리다가 피까지 날 수 있어요.
구입 시 목발의 기본 쿠션보다 좀 더 도톰한 쿠션이 있습니다. 아니면 인터넷으로 패드 커버형으로 된 쿠션도 판매하더라고요. 겨드랑이 통증으로 고생하신다면 쿠션을 교체해 보세요.
목발 구입 비용과 부속품 교체 비용
인터넷으로 더 저렴한 목발도 많지만 제가 의료기 매장에서 구입한 가격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목발 가격 22,000원 찰고무 패킹 6,000원 겨드랑이 쿠션 교체 10,000원 합계 38,000원입니다.
처음 목발만 구입했을 때는 22,000원이면 그다지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두 가지 부속품을 바꾸다 보니 가격이 높아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기본 뼈대만 놔두고 다른 부속품은 교체가 필수네요. 처음부터 이 구성으로 판매가 되면 안 되는 걸까요? 괜히 비용만 더 들고.
아무튼 다리가 다쳐 한 번 움직이기도 힘든데 괜히 번거롭게 여러 번 방문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매장에서 높이 다 맞추고 부속품 교체해서 오세요. 그리고 우리 늘 조심조심, 안전하게 다니기로 해요.